축구에서 어느 포지션이든 그렇긴 하지만 측면 윙어에게는 더더욱 빠른 발이 중요하다. 측면에서는 공간이 상대적으로 여유롭기에 속도 경쟁, 한마디로 치달이 자주 나온다. 때문에 돌파를 자주 해야하는 윙어에게 스피드는 생명이나 다름없다. 다만 최고속도는 그다지 빠르지 않은 대신, 순간적인 가속도와 드리블 스킬로 이를 상쇄하는 유형의 선수들도 적잖게 볼 수 있다. 물론 이쪽도 순간 속도라는 스피드가 있으니 윙어로 활약이 가능한거고, 최고속도도 순간속도도 느린 선수들은 측면에서 뛰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렇게 중요한 포지션임에도 선수마다 각각의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니 이러한 윙어의 종류를 알아보자.
▷첫번째는 클래식 윙어이다. 윙어로 분류되나 측면 미드필더와 플레이 스타일이나 방식이 크게 다르지 않다. 클래식 윙어는 말 그대로 고전적인 윙어로, 측면을 파고든 후 크로스를 올려 중앙 지역에 볼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는다. 측면을 파괴하기 위한 훌륭한 드리블 능력이 요구되며, 전형적인 주발 포지션으로 오른발잡이는 오른쪽, 왼발잡이는 왼쪽에 배치된다. 유명한 선수로는 라이언 긱스, 데이비드 베컴, 루이스 피구 등이 있고 한국에는 하석주, 설기현, 문선민 등이 그러하다.
하지만 득점루트를 중앙 공격수에게 몰빵하는 단조로운 구조에다 중원 싸움에도 애매하게 가담하는 스타일 때문에 현대 축구에서는 입지가 많이 줄어들었다. 대 축구에서 각 지역의 압박과 치밀한 연계가 중요시되는 가운데, 중앙 공격수 역시 전형적인 타겟맨을 기용하기보다는 1.5선~2선까지 내려와 연계에 가담해주고 압박에 참여하는 공격수들이 각광받는 상황. 이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이 공격수들이 비운 자리를 파고들 수 있는 인버티드 윙어들이 득세했고, 클래식 윙어의 역할은 자연스레 줄어들었다. 위에 예시로 든 선수들만 봐도 최근으로 올수록 임팩트있는 활약을 남긴 클래식 윙어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럼에도 클래식 윙어의 명맥은 끊기지 않고 있다. 전술에 따라 4-4-2 포메이션을 이용하거나 헤더 위주의 타겟맨을 자주 이용하는 팀에게는 여전히 클래식 윙어는 전술적으로 효용 가치가 높다.
▷두번째는 앞서 언급된 인버티드 윙어이다. 현대축구의 트렌드에 따라 윙어의 역할이 어느정도 바뀌면서 클래식 윙어의 역할도 소화하지만, 주로 경기장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면서 돌파나 슈팅 또는 중앙 선수와의 연계 플레이를 하는 유형의 선수가 늘고 있다. 아무래도 중앙으로 파고들면서 슛이나 패스하는 플레이가 반대발 배치를 했을때 유리하다 보니 왼발잡이를 오른쪽에, 오른발잡이를 왼쪽에 배치하곤 한다.
이와 같은 변화가 일어나게 된 원인은 윙어가 상대 수비를 향해 안쪽으로 드리블하는 것이 고전적인 윙어보다 훨씬 공격패턴이 다양하고 막기 까다롭기 때문이다. 터치라인을 따라 공을 한쪽으로 드리블하게 되면 반대로는 가속하기 어렵다. 하지만 수비진 안쪽으로 드리블할 경우 가속력을 살려 수비측면을 모두 쉽게 공략할 수 있게 되므로 수비수 입장에서는 대응하기가 어렵다. 이 상황에서 수비수는 섣불리 태클 하기 보다는 상대 슈팅을 막기 위해 뒤로 물러나는 선택을 하게된다. 쉽게 설명하면 골라인 쪽으로 달릴 경우 공간이 좁아지며 수비수도 한쪽 방향만 막으면 되는데, 반대로 중앙 쪽으로 달릴 경우 공간이 넓어지는 것은 물론 또한번 중앙으로 달릴지 혹은 이번에는 골라인 쪽으로 달릴지 이지선다로 선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선수는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킬리안 음바페가 있고 한국 선수는 손흥민, 차범근, 황희찬이 있다.
▷세번째는 라움도이터이다. 온 더 볼 대신 주로 오프 더 볼 움직임을 통해 공격 포인트를 노리는 유형의 윙어이다. 토마스 뮐러, 페드로 로드리게스, 라힘 스털링이 대표적이며 한국 선수로는 박지성, 이천수, 나상호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이 선수들은 대개 축구지능은 좋은데 드리블이나 볼 컨트롤 같은 온 더 볼 테크닉이 다소 딸려 개인 능력으로 수비를 뚫어버리는 크랙으로 써먹기는 힘든 선수들이지만, 드리블에 의존하지 않으므로 역설적으로 '패턴'이랄게 없다보니 약발을 어느 정도 쓸 줄 안다면 좌우 중앙 가리지 않고 다방면으로 기용하기에 제격이다. 혹은 골 결정력과 마무리 능력이 딸리는 경우에도 탁월한 위치 감각을 이용해 상대 수비수들을 유인시키고 라인을 붕괴하는 능력을 발휘하여 없던 기회까지 창출시키는 역할 또한 가능한 멀티 플레이어. 물론 드리블러들과 마찬가지로 이런 선수들 역시 보통은 반댓발 포지션으로 분류되지만, 곳곳을 누비며 변수를 창출해야하는 능력과 예측할 수 없는 패턴이 중요하기에 양발잡이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있어 상대 수비수 입장에서는 되려 피곤한 스타일. 좌우에 따라 플레이 패턴이 너무 한정되고 단조롭기까지 한 드리블러들과 달리 여차하면 다른 포지션 전천후로 굴려먹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장점이다.
▷마지막은 측면 플레이메이커이다. 말 그대로 측면에서 뛰며 팀의 공격 작업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플레이메이커를 통칭한다. 측면에 위치한 고전적인 형태의 윙어와 달리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경기에 큰 영향력을 끼친다. 압박이 발달하고 미드필더의 수비가담이 중요해지면서 전통적인 중앙 플레이메이커들은 점차 도태되고 대신 압박을 덜 받는 측면에서 플레이메이킹을 하는 것. 중앙 공격수를 위해 기회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클래식 윙어와 유사하지만 플레이의 폭이 더 넓고 중원 싸움과 득점에도 적극 가담하며 반대발 윙어처럼 주발과 반대 위치에서 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결국 골대가 중앙에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측면 플레이메이커 역시 치밀한 전술적 활용을 바탕으로 해야 가치가 생겨나는 포지션이다. 중앙과 측면의 경계에서 활약한다는 점에서 메짤라와도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호나우지뉴, 네이마르 주니오르, 잭 그릴리쉬, 이강인등이 대표적인 선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