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미드필더의 역할
중앙 미드필더의 가장 큰 역할은 중앙에서 활약하는 만큼 공수 양쪽에 골고루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격시에는 공격수들과 함께 압박에 나서야 하며, 수비시에는 적절한 위치 선정으로 수비수들을 도와야 한다. 이처럼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체력이 좋아야 한다. 팀에서 가장 활발하게 움직여야 하며, 활동량이 조금만 떨어져도 존재감이 사라진다. 중앙에서 볼을 순환시켜야 하기 때문에 패스 능력, 볼 배급 능력, 볼 키핑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패스와 볼 키핑이 뛰어날수록 팀원이 안정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경기의 안정감은 팀이 보유한 중앙 미드필더의 퀄리티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대 공격-미드필더-수비 전원의 압박을 받기 때문에 뛰어난 탈압박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상대의 압박으로 인해 지워지기도 쉬우며 또 본인 역시도 압박에 성실히 가담해야 한다. 기술적으로 두세명을 제칠 수 있는 수준이거나, 그렇지 못하다면 빠른 판단력으로 압박을 크게 받기 전에 볼을 방출해 볼 순환이 끊기지 않게라도 해야 한다.
▷중앙 미드필더 플레이 스타일
1. 박스 투 박스 (Box to Box)
'박스 투 박스'는 중앙 미드필더(CM)라는 포지션을 맡는 선수들에게서 가장 많이, 흔히 볼 수 있는 성향이다. 우리 팀 페널티 박스부터 상대 팀 페널티 박스까지 오고 가는 활동영역을 가지기 때문에 '박스 투 박스(Box to box)'라고 불린다. '박투박'이라 줄여 부르는 경우가 흔하다.
주로 홀딩 미드필더 약간 윗선에 위치하며 뛰어난 체력과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수를 오가며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하여간 가장 중요한 것은, 중원에서 공 가진 선수가 상대 수비에 막혀서 급하게 패스할 팀원을 찾을 때 제일 먼저 보여야 하는 활동량과 공간 인지력, 성실성이 필요하다. 볼 배급, 맨 마킹, 볼 커팅, 유사시에 공격 가담, 공간 창출 등등 하여간 하는 일이 엄청 많고 다재다능하다. 한마디로 팀의 살림꾼이자 엔진. 다만, 다양한 전술을 구가할 수 있는 원 톱 전술과 어느 한 역할에 특화된 스페셜리스트들, 그리고 빌드업 시작점이 센터백, 심지어 골키퍼까지 내려와있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지나가는 길 정도로 롤이 축소되어 현대 축구에서 상대적으로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미드필더 유형이다. 물론 전술적 중요도가 줄어든다는 말이지 팀 운영에 있어서는 여전히 이러한 돌쇠들이 여럿 필요하다. 특히나 남들 쉬는 크리스마스에도 컵대회 두 개씩 치러가며 죽을 똥 싸며 뛰는 프리미어리그 같이 일정이 빠듯한 팀들은 스쿼드에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를 너댓명 이상은 거느리고 있어야 한 시즌을 무탈하게 운영할 수 있다. 또한 예나 지금이나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중원 장악에 수비형 미드필더와 함께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동원되는 롤이기도 하다. 특히나 경기가 중원의 치열한 개싸움 형태로 굴러갈 경우 박투박 미드필더들이 적극적으로 볼 탈취와 경합에 참여해 주도권을 잡아주는 것이 매우 중요해진다.
박스 투 박스 스타일의 유명 선수로는 루카 모드리치, 스티븐 제라드, 야야 투레, 은골로 캉테 등이 있으며 한국 선수는 유상철과 박지성이 대표적인 예이다. (박지성은 활동량을 필요로 하는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었다.)
2. 인쿠르소레 (Incursore)
‘박스 투 박스’와 유사하지만 좀 더 공격적인 롤을 부여받은 미드필더들을 이탈리아에선 인쿠르소레(Incursore, 습격자)라고 하며 국내에서는 이러한 성향의 선수를 미들라이커라고 부른다. 적극적인 2선 침투를 통해 득점을 노리는 선수들로 공수 밸런스가 안정적이고 득점력과 공격 전개 능력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스티븐 제라드와 프랭크 램파드, 미하엘 발락, 데얀 스탄코비치 등이 대표적. 로타어 마테우스, 미드필더 시절의 프란츠 베켄바워, 지쿠, 미셸 플라티니, 디에고 마라도나도 뛰어난 득점력을 보여주었다. 한국에서는 기성용과 구자철이 팀 전술에 따라 이러한 성향을 보인 적이 꽤 자주 있다.
과거에는 수준 높은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에게 조금 더 공격적인 자유를 줬을 때 볼 수 있는 역할이었기에 보통은 중앙 미드필더 지역에서 치고 올라가면서 단숨에 득점이나 도움을 생산하는 큰 스케일의 움직임을 가져갔지만, 요즘 시대에 와선 애초에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이 되거나 한정적인 영역에서 와이드하게 움직이는 메짤라라는 역할이 대두되면서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처럼 쉽게 볼 수 없는 역할이 되었다. 그나마 케빈 더 브라위너 정도가 압도적인 킥 능력을 바탕으로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나 전형적인 인쿠르소레 스타일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편. 동시에 쉽게 해낼 수 없는 역할이기도 하다. 공수가 완벽하다는 박스 투 박스 선수가 득점력까지 갖추고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활동량이 많아지면 체력 소모도 그만큼 커져 세밀한 플레이가 어려워지는 것이 대부분인데, 득점력을 갖추려면 박스 안 침착한 터치 및 키핑, 마무리를 필수로 요구하며 이는 축구의 모든 플레이 중 가장 섬세할 것을 요구하기에 더더욱 그렇다.
3. 메짤라 (mezz'ala)
메짤라는 3명의 중앙 미드필더 중 양 쪽에 있는 선수라면 플레이를 불문하고 메짤라라고 통칭한다. 즉, 역삼각형 형태에서 좌우에 있는 중앙 미드필더들을 메짤라라고 부르는 것이다. 따라서 메짤라라는 큰 틀 안에서 하프윙의 스타일을 비롯하여 다양한 스타일이 혼재한다. 정리하자면, 3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구성하는 양쪽 중앙 미드필더들을 통틀어 메짤라 자리라고 부른다. 이 메짤라 자리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여주느냐에 따라서 횡적인 영역을 포괄하는 하프윙, 종적인 파괴력을 지향하는 박스 투 박스, 아예 수비적인 메짤라를 칭하는 인콘트리스타(Incontrista) 등으로 세분화되는 것이다. 또한 선수의 능력에 따라서 이 모든 역할을 동시에 해내는 이들도 존재한다. 모든 세분화된 메짤라들의 공통점은 하프 스페이스 지역을 주관하며, 이는 태생이 되었던 2-3-5 전술이 현대 전술에선 4-3-3으로 치환되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이후 공격형 미드필더의 영역 아래에 3명 이상의 중앙 미드필더를 기용하는 전술이 대두되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을 지칭하는 용어인 이탈리아 용어 메짤라가 축구계 전반에 퍼졌다. 포문을 열었다고 볼 수 있는 대표적인 팀은 이탈리아 팀인 AC 밀란이었는데, 안드레아 피를로의 양 옆에 클라렌스 세도르프와 젠나로 가투소를 기용하면서 메짤라를 적극 활용했던 것이다. 세도르프는 하프윙과 카릴레로(Carrilero)를 혼합한 움직임을 가져가는 공격적인 선수였으며, 4-3-1-2 포메이션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인 측면 활용 부실을 해결하기 위해 높은 사이드 위치, 즉 왼쪽 하프 스페이스 진영에서 크로스와 슛으로 후이 코스타와 카카를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반대쪽의 가투소는 왕성한 체력으로 연약한 딥라잉 플레이메이커였던 피를로의 보디가드를 자처함과 동시에 그를 위해 수비적인 궂은 일을 하며 또 필요에 따라서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까지 진출해 크로스를 올리는 인콘트리스타 역할을 수행했다. 이러한 세도르프의 하프윙 컨셉은 주춤하던 세도르프의 커리어에 있어서 날개가 되어주었으며, 이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의 신의 한수로 불리우고 있다. 또한 세도르프가 보여주었던 메짤라의 하프윙 움직임은 아직도 교과서처럼 남아있으며 많은 감독과 선수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출처 : 나무위키